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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신작시/양태의/뉘엿뉘엿 기우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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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신작시/양태의/뉘엿뉘엿 기우는 외 1편
양태의
뉘엿뉘엿 기우는 외 1편
오늘은, 일흔셋, 아내의 생일
한살림표 유기농 쌀, 백미 두 컵으론 중간 밥을 안치지
오뚜기표 미역국 2인분 한 봉지는
유성스프를 빠뜨리고 끓어 넘쳐 말간 아침 식탁에
마주 앉지
다행이네. 싫지만은 않은 표정
서툴게 노를 저어 어찌어찌 흘러든 미안한 노을 가에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는 사랑한다는 말
몰래 훔쳐 들은 모양이야
떠서 흐르는 구름의 서사, 누추한 나를 팔베개 삼아
허망이라도 되작이며 넘실대자고
무시로 범람하는 통증의 강, 어떻게든 함께 건너가자고
투박하게 오므린 그대 손등 위에 얄따란 내 손바닥
넌지시 얹어보는 것인데, 그래, 괜찮으신가?
서러운 일곱 살로 날 저문 당신
평화·50
평강에서 강화까지 몇 삼백 리를
비틀비틀 절뚝거렸지
평리마을 떠났다는 이화 소식에 와그르르
하늘이 무너져 내렸어
평양의 적화는 참으로 못된 짓이었대
그래서 지금도 자주 목이 멘대
평화냐 전쟁이냐 동전의 양면 같다지만
마음 뒤집기
그게 어디 말처럼 쉽던가!
*양태의 2002년 시집 『어오러지어오러지』로 작품활동 시작. 2006년 월간 《스토리문학》 신인상 받음. 시집 『耳鳴』, 『혼자 우는 뒷북』, 『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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