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작품(전체)
78호/신작시/백애송/눈길이 먼저 닿고 말았다 외 1편
페이지 정보

본문
78호/신작시/백애송/눈길이 먼저 닿고 말았다 외 1편
백애송
눈길이 먼저 닿고 말았다 외 1편
모른 척하고 싶었다
눈앞에 점, 점
선명하게 다가왔지만
고백하고 싶지 않은 어떤 기억이
바닥에 납작 눌려
온몸을 휘감았다
들숨과 날숨은
비슷한 속도인 듯
늘 어긋난다
선을 넘거나
선 안과 밖을 맴도는 일이
이생의 일일까
때 지난 결정이
차가운 바닥 위에
웅크리고 있다
나는 너의 로드킬인가
당신이 나의 로드킬인가
입맞춤
누군가의 삶을
망가뜨릴 뻔하였다
작정한 것은 아니었으나
의도한 것도 아니었으나
그럴 뻔하였다
잠깐 다른 세상을 살폈고
다시 돌아왔을 때
입을 맞추기에는
아슬아슬 부족하였다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못한 거리에서
콩닥거리는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한 뼘 만큼의 간격
딱 그만큼이었다
입을 맞추기 직전
우리는 급브레이크를 놓치지 않았다
*백애송 2016년 《시와 문화》로 등단. 2016년 《시와 시학》으로 평론 등단. 연구서 『이성부 시에 나타난 공간 인식』.
추천0
- 이전글78호/신작시/김순옥/외박 외 1편 23.01.02
- 다음글78호/신작시/이규원/바람을 읽다 외 1편 23.01.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