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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신작시/조연호/여성은 살해된 악기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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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4,377회 작성일 15-07-13 11:45

본문

신작시
조연호

여성은 살해된 악기


저녁의 명인名人은 설치류로 불어났다, 시시각각 길을 잃는 물의 정원처럼

나의 지식은 살해된 악기 정도의 생명관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의 머리에서 떼어낸 빗이 출항하는 배를 취한 산모로 만들 동안

영혼과 매이지 않은 물건만이 형상과 맺어지기 위해 눈가에 맴돈다.

여성은 살해된 악기. 

뮤즈는 지옥에 떨어진 투우사 일가로 구현되고
음악에는 영탄으로 배워서는 안 되는 것이 있고 
성난 소만을 사랑한 소녀가 성스런 포옹에 눈뜬다. 

여성은 살해된 악기. 

울음이 우주 전체를 채울 물질인 걸 알려주어서 방풍림한텐 고마워. 
메두사의 머리는 그러나 생물도 암석학도 극복하지 못했다.  

덜 닫힌 구석방의 11월 철새처럼 
공중그네는 흔들릴 동안은 흠집이 없고 

뒷걸음질 칠수록 언제나 개선문 가까이 
조숙 소녀의 하늘이 차분히 찢어진다. 




히브리스를 저지르는 자


달이 바다를 가져간 대가로 태양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준다. 그것을 간조의 바다로 묘사한 그리스 사람은 다만 백현白絃에 불과했다. 덜 게운 것으로 채운 이것이 세계라면 영원도 그다지 긴 것이 아니었다. 악에 물든 도덕 교사는 크로커스 꽃을 연주하여 신을 기쁘게 했다는 언덕에서 때론 무섭고 때론 약탈당한 예술들을 따서 모아 자신의 화환을 장식했다. 그 향기에 취해 찾아온 유령신부가 오늘 아침 꽃잎 몇 줌을 안고 노숙자로 죽었다.

해시계에 다가가기가 금지된 신들은 유괴된 아름다운 도적질과 일치했다. 자정은 말줄임표 뒤, 설탕을 핥아야 하는 누군가의 엉성한 보자기 매듭이 되어간다. 어떤 태양도 고요한 배가 만나게 될 최종의 암초와 연결되지 못할 것은 없다. 이미 따낸 올리브는 다시 딸 수 없고, 물은 약속을 겁내는 탓에 흩어지고, 여자가 가진 수태의 증오도 필경은 작게 쪼그라져 두족강頭足綱처럼 입 주위에 여러 개의 발이 달린다.

적어도 나의 수간호사들은 누워 침 흘리는 눈부심을 보지 않기 위해 정성껏 길러졌다. 그녀들은 태양과 입술을 맞대고 쇠똥구리라는 과科를 연습했다. 자연과 신의 틈에 손을 넣어 안을 훑으면 단지 자기 머리에서 멀리 있을 뿐인 수많은 여인이 손에 잡히곤 했다. 밤의 동물들은 바닥을 발에서 사라지게 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 어머니 것이 아닌 소변을 분명한 음높이를 낼 수 있는 요강으로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 조연호 : 9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암흑향』,『농경시』, 『천문』, 『저녁의 기원』, 『죽음에 이르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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