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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신작시/이영란/벚꽃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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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영란
벚꽃니
이를 뽑다, 벚꽃은 바람에 날리고 아스팔트 위 꽃잎이 쓸려다닌다 헌신한 이하나 뽑혀서 누워있다 젖니지고 간니되어 나를 키워준 이하나 벚꽃잎처럼 지다 다시 태어나지 않을 이하나 낡아가는 육신이 서러운데 이쁜 손자의 젖니가 서러움을 막는다 그렇다,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벚꽃 쓸쓸히 지는 날 치과가다
낙화, 벚꽃니
복면
IS단원이 되어 떠난 그 아이는 TV에서 태권도를 하고 복면을 한 채 복면은 비겁하다비겁하니까 사람들을 붉은 옷을 입히고 얼굴도 내어놓지 않고 그 아이는 태권도 도장에서 태권도를 얍얍하고 배웠을까 걔네 엄마가 피아노학원에 보냈더라면 저 아이가 복면을 한 채 기합을 넣었을까 차라리 심심한 피아노 학원이 나아 체르니를 못한 엄마의 트라우마가 있었을까 대단하다 저렇게 남의 나라 자식이 복면을 하고 태권도를 왜 하필 태권도를 그렇게 써먹느냐고 뉴욕가서 쌍둥이 빌딩 그 허망한 빈자리를 봤어야해 그 멀리서 아이는 왜 한반에 나중에 대통령이 될거야가 반도 넘었던 우리 때가 좋아 낙천적인 꿈 그가 나중에 뭐가 되었든 피아노를 배우고 아무나 대통령을 꿈꿨던 그 애도 붉은 옷의 사람들도 태권도를 배웠던 귀여운 그 아이 왜 그랬을까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고 태극기에 경례 그 아이 왜 그랬을까
*이영란 : 부산출생. 2000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정오의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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