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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신작시/조혜경/거짓말 밖에 믿을 게 없다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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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조혜경
거짓말 밖에 믿을 게 없다면
천 개의 태양이 꽂힌 책꽂이에서 가장 푹신한 별자리로 이제 그만 옮겨가고 싶어 내 사랑 아이야! 잠꼬대 하고 싶어 그러니까 차가운 수중, 시대를 잠수해서 네 번째 빙하기를 건너오는 가장 소박한 기적을 이루고 싶어 너와 함께 가장 친한 나의 너와 함께 나비의 생각을 배달해주는 신과 함께 심야식당에서 베스트 성경을 펼치는 거지 너의 거짓말과 나의 거짓말이 불을 켜거든 가장 연한 귀를 꺼내자 귓바퀴에 잠든 서로에겐 오늘만 있어 오늘만, 오고 있는 오늘 오고 간 오늘 오늘의 정거장에서 검은 강을 헤엄쳐서 적도로 와 나를 찾아와, 토닥토닥 벽을 쌓고 좁은 길을 만들자 아직도 가야할 불안에게 굿바이 씨를 뿌리자 자라나는 투명,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은 정말 틀린 말 물고기처럼 튀어올라 천국을 보고오거든 한 컷, 한 컷, 천장에 모자이크 할게 킬리만자로에서 녹지 않을 눈을 두 손 가득 담아올게 맹인의 나이프로 눈사람을 만들며 울지 말자, 모자를 씌워야 해 뜨겁게 빛나는 모자, 찬란한 거짓말이 가득 꽂힌 책꽂이를 헐며 오늘도 되풀이하는 잠꼬대
Who are you?
예쁜 시인 시는 한 번 더 읽게 되더군
젊은 시인 시는
시샘 반 부러움 반
삐딱한 시인들의 시는 밑줄 긋고 페이지 귀를 접고,
새와 달을 노래하는 동네에도 놀러가지 못하고
색깔을 얘기하는 동네에선 얼룩덜룩 서 있었지
갈 곳도 가고픈 곳도 없다는 말은
솔직한 말인가?
자정의 놀이터에서 혼자 타는 그네는
쇳소리를 냈다
톡톡, 손톱처럼 잘린 시
주워 읽었다
*조혜경 : 2012 서정시학 등단 강원 철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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