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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신작시/이생용/해빙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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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생용
해빙解氷
두 귀를 곧추 세운
눈 덮인 마이산은 적막寂寞 이다
귀耳 속 가득 눈雪 차올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을 터
어느 날은 귀 뒤쪽에서 달이 뜨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귀 앞쪽에서 태양이 떠올라
해 종일 귀 속을 지피지만
아프도록 눈은 녹지 않았다
바람도 떡갈나무 가지에 얼어 있었다
멀리 이어도離漁島에서
훈풍주의보가 타전 되던 날
녹지 않은 눈 위에
복수초가 노란 눈망울을 터뜨렸다
두 귀가 펑 뚫렸다
해국海菊
소리도* 등대아래
누구의 초분草墳 일까
소나무 가지가 앙상하게 썩어 문드러지고
해풍에 삭힌 마지막 살 한 점
까마귀 눈초리가 무섭다
초분草墳위에 떨어졌던 수많은 별이
살 썩은 물로
씨앗이 되었나보다
바람도 사나워 상처투성인 벼랑 끝
소리도 등대보다 환한
푸른빛으로 환생한
그녀의 꽃
해국海菊이 피었네
* 여수시 남면 연도(소리도), 여수의 남쪽 바다 입구
*이생용 : 2013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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