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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신작시/성백술/고향 가든에 와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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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945회 작성일 15-07-10 14:52

본문

신작시
성백술

고향 가든에 와서 
                 
 
  천마산 아래 고향 가든에 와서 
  닭도리탕을 시켜 놓고 
  오랜 얼굴 마주 앉았네 
  규천이 너는 농사지을래? 
  장가는 안 갈거냐? 
  베트남 여자가 괜찮다는데 
  산막골 건욱이는 베트남 여자 얻어 
  양강재활용센타 사장 잘 나가는데 
  병오 마누라는 예쁘장하게 생겨 
  국산 여자 뺨친다는데 
  이참에 나도 장가나 갈거나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용산 신한금속에서 사람을 구한다는데 
  취직을 해야 할거나 
  시켜 놓은 닭도리탕은 아직 안 나오고 
  장가갈 일이 걱정이다.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복숭아나무를 심다
 

  오늘은 산비탈 묵은 밭을 일궈
  복숭아나무를 심었습니다.
 
  당장은 무슨 복숭아 빛 꿈이
  주렁주렁 열리는 것도 아닌데
  우거진 칡덩굴이며 가시나무들을 쳐내고
  깊이깊이 구덩이를 파내면서
  돌무더기에 손발이 긁히고
  팔 다리 허리 안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꽃이 피고 지고 새는 또 울고
  한 해 두 해 세 해 몇 년을 자라야
  잘 익은 금빛 복숭아 탐스러운
  무슨 도원의 결의 같은 굳은 열매
  바구니가 무겁도록 따 담을 수 있을는지
  그런 것 지금으로서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단지 지금은 먼 내일을 위해
  한 그루의 희망을 심어야 하는
  이 바람 아픈 봄날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은
  어지러운 황사를 자욱이 몰고 와
  입술이 푸르도록 부르트게도 하지만
  아직 조그만 눈망울을 닮은
  애기나무들의 꿈과 희망
  줄기를 키우고 잎을 피워 올릴 수 있도록
  잘 썩은 밑거름과 함께
  땅속 깊이 뿌리를 다져 넣었습니다.
 
  그깟 산비탈 밭에 복숭아나무
  하루아침에 희망이, 행복이
  찾아와 주리라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꿈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먼 훗날을 위해 심고 가꾸어야 하는
  복숭아 빛 향기 가득한 미래
  당신의 부푼 젖가슴 같은 탐스런 열매를 위해
  오늘 하루 종일 복숭아나무를 심었습니다.
 

*성백술 : 충북 영동 출생.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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