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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신작시/김소원/편백제국에 들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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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3,364회 작성일 15-07-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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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편백제국에 들다 외 1

 

 

발등으로 길이 일어선다

뒤꿈치 들면 한 번 더 어깨를 들썩이는

나무들 사이사이

하늘은 두 뼘 반이다

 

오목눈이가 수피를 톡톡 두드리자

나무는 앙가슴을 편다

긴 울림통 오래오래 떨며 새의 부리 동그래진다

나의 목젖에도 푸른 물 스미어

터져 나오는 말마디 잎맥에서 뿌리에 닿는다

 

잎이 재잘거리며 바람의 뒷머리 쓸어주고

나무가 허락한 만큼의 빛이

커다란 빗살로 숲의 허리 빗어내린다

 

환한 그늘 속 편백시민의 스크럼에

한낮이 저만큼 물러나서

먼 풍경화로 제국을 우러러본다

 

새소리도 바람줄기도

향기로운 물방울로 부유하다

편백 카펫 위에 꽃으로 덩굴손으로 내려앉는다

 

딱딱했던 입 속의 말들이 말랑해지며

먼 행성의 모래소리가 들려온다

 

 

 

 

같이

 

 

새벽열차를 타고

멀리서 찾아들 왔다

같이 보는 꽃 더 향기롭다고

 

동네 꽃길 살피다 보니

맞춤히 휘어진 가지 사이

직박구리 소리에도 물이 올랐다

 

서둘러 떨어진 꽃잎 가 닿은 물결 위로

송사리 떼 모였다 흩어지며

구름도 한 겹 한 겹 일렁였다

 

환한 길 나란히 걸으며

연신 예쁘다 고맙다 했지만

발갛게 꽃 피운 건 바로

나였다

 

 

김소원 - 2002문학과 경계로 등단. 시집 시집 속의 칼, 그리운 오늘. 2007년 편운문학상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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