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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신작시/김원중/대만해협에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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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027회 작성일 15-07-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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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원중

대만 해협에서


길게 뻗은 바다는
꿈길로 이어져 있다 
시계(視界)를 가리는 적막의 시간 
자판을 빠져나왔다

파도는 야자수를 돌아 방파제를 넘나들고
그 너머 등대는 신념처럼 견고하다
유랑에 몸을 내준 배들과
나른한 커피가 오후를 흔든다
유리에 스민 바람은
꽃의 유혹
아무리 그리워도
바다는 내 몸으로 스미지 않고
그저 풍경에 담겨 있다

하늘이 바다로 무너지는 저기
가을 그리움에 찔린 햇살
노랗게 핀다. 





어리둥절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는 존재는 슬프다

대학로 모퉁이 길 가로수로 심긴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머리에나 매달 솔방울을 허리께부터 덕지덕지 매달고 있다

산들바람 부드럽게 온 몸을 애무했으나 배기가스 전신을 침처럼 찌른다 새들의 지저귐 귀를 간질렀으나 자동차 경적소리 고막을 찢는다 쏟아지는 전조등에 어둠이 축복임을 빛이 고통임이 아프게 스민다

서기 돌던 푸른 살갗엔 검버섯이 군데군데 피고 매연에 중독된 의식은 가물가물 죽기 전에 씨를 퍼뜨려야 하니 서둘러 솔방울을 내야 하는데 사방 어디 흙 한줌 보이지 않는 이곳 도대체 어디에 뿌리를 내리나... 사산의 씨앗 마른 바닥을 헤맨다


*김원중 : 2006년 『문학과사회』 신인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문인 줄 알았다』, 연구서로 『브라우닝의 사랑시 연구』, 『서양문화지식사전』(공저) 등이 있음. 현재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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