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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특집2/제 5회 리토피아청소년온라인백일장/장원 김다영/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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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제 5회 리토피아청소년온라인백일장
장원 작품
김다영(경신여고)
얼음
그는 차가워진다
아버지의 혀 차는 소리도
어머니의 깊은 한숨도
형제들의 돌아선 어깨도
다신 그를 녹일 수 없다
남은 체온이 술병에 일렁이고
신문지 조각들마저 바람을 따라간다
외로움이 만성이 된 술병들은
바람에도 굳건히 놓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바닥에 아스팔트가 물결 모양으로 굽이치고
청소차들은 먼지 묻은 그를 닦아낸다
역 안에 남아있던 사람들의 냄새들은
보존되지 못한 채 쓸려나간다
모서리에 자리 잡은 그의 보금자리
움직일 수 있는 폭은 넓지 않다
새벽녘의 따사로운 햇빛이
지하도를 비춘다
삶의 악취 속에서
모두 다 자기 생계를 짊어지는 동안
그는 서서히 딱딱하게 굳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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