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56호/신작시/이돈형/간 천엽 한 접시 만원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950회 작성일 15-07-09 15:33

본문

신작시
이돈형

간 천엽 한 접시 만원


‘한우내장탕’이란 간판을 너무 끓여 흐물흐물해진 식당 
한 접시 만 원짜리 간 천엽을 시켜놓고
첫 잔은 빈속에 딱이라고 도망간 애인처럼 털어 넣었다

간 천엽 한 접시
싱싱하다고 하면 어딘가 아플 것 같고
내 주제를 넘어서는 것 같아서
소갈머리 없이 바닥을 보인 잔에 술이나 채웠다

간 쓸개는 빼놓는 물건인줄 알았다
간 쓸개 붙은 놈을 제값 쳐줄 리 없었고
간 쓸개 다 빼놓고 달라붙어도 속아 넘어가는 일이 태반이었다

주인장은 요즘처럼 장사 안 되면 문 닫는 게 상책이라며
끓는 냄비 속에 고춧가루를 풀어댄다
내장에 소금을 덜 치댔는지 탕에서 속 끓이는 냄새가 났다
 
소가 넘어간 건 넘어간 거고
속아 넘어간 것도 넘어간 거니까
소주도 넘어가야 제 맛이라고 다시 털어 넣었다

천엽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소가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어쩌자는 건지
나는 간 쓸개도 없고
간 천엽 한 접시 만원이면 되는데
되새김질할 수 없는 인간이어서 기름장 속의 소금만 찍고 있다





태그


얼굴이 닿으면 상황이 될 때까지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우리는 매번입니까 

붙어먹을래야 붙어먹을 수 없는 
환호입니까 야유입니까

애매한 몸은 순간순간 짓이 되어도 상관없습니까
 
환호와 야유를 먼저 선언하고
천천히 웃거나 비웃어도 되겠습니까

등은 활보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으니
조금 돌려주시길  

영역은 오직 너였으니
흘러내린 나도 약간의 호흡이 필요합니까

손이 사라진다면
아웃입니까, 세이프입니까


*이돈형 : 2012년 『애지』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