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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신작시/최서연/울고 싶은 참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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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392회 작성일 15-07-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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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최서연

울고 싶은 참에 

                                      
몇 해 전 
메니에르 귓병으로 
소리가, 물안개 속으로 스며들더니 
귀가 어두워진 그녀

아침에 먹다 남은 
고춧가루 겉도는 생선국을  
한술 뜨다 손등으로 밀어 낸다 

냄비뚜껑 들썩거리며 
빨래며 
쓰레기통을 
창문 깊숙이 들어온 햇살로 헹구던 이밥 같은 일상
이젠, 실낱 한 줄 없는 비릿한 고립감이  
도깨비 풀처럼 달라붙는다  

구절초가 시들고
흰나비도 그 시듦 위에 앉은 오후
가을 연못 같은 그녀의 눈에
벌레 한 마리 들어간다




옷걸이

                                        
벽에 남자가 서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가
입은 열어보지만
정작, 
아무 말 못한다

바람의 잔뼈 같은 두 어깨엔
악착같이 지고 내려놓았을
날 
통째로 짊어지고  

먼지 쌓인 사랑도 
먼지 쌓일 그리운 자리도 
이제는
그림자마저 잃은 박제

한밤중 
구겨진 셔츠 입은 채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보초병 같은 한 남자  


*최서연 : 2014년 『리토피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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