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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신작시/정승열/찻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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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071회 작성일 15-07-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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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정승열


찻잔


늘 향기를 담고 
점잖은 미소를 머금어야 어울리는
둥글고 부드러운 찻잔의 감촉 속에
독하게 내 뿜는
날카로운 분노가 숨어 있는 줄을 몰랐다.

겉으로 착한 척을 잘하는 내 심성 속
음흉한 이기심을 오늘
찻잔이 눈치 챈 듯하다

내 손길을 거부하고
스스로 낙하하여 
바닥에 머리를 깨치며
뒤집어 날카로운 비수를 빼들고
부르르 떠는 모습이




정서진(正西津)


지는 해 노을이
해안에 눈처럼 내리고 있다.

흰 눈을 뒤집어쓰고 비스듬히 누운 나무에
금빛이 내려앉으면
맨살의 허벅지가 드러나고
나무는 솟구치는 열기로
몸을 뒤챈다.

바다를 바라보는 서쪽 땅 끝에서
나무는
막 화장을 마치고
이제부터 붉은 춤을 출 것이다.

다리를 비트는 선율
걸그릅 소녀의 파닥이는
율동

바람 한 자락에
살갗이 부서져 내리며
분분히 날리는 노을

이 순간 
수많은 별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별이 될 것이다
지구는.


*정승열 : 1947년 인천 출생. 1979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새가 날개를 퍼덕여도 숲은 공간을 주지 않았다, 단풍, 단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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