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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신작시/윤대현/함락구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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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윤대현
함락 구두
버찌가
떨어지는 곳으로
곧장 가지 않아
버찌가 구두를 신고
찾아왔다
구두를 신고 버찌는
떨어지는 버찌에게
갔다
떨어지는 버찌를
밟으며 갔다
떨어지는 버찌를 어떻게
밟고 지나갔는지
떨어진 버찌는
굽이 살짝 들떠 있다
나뭇잎은 입술 사이로
오그라들고
그 위에 살금 뜬
솔가리의 실눈이
닿을 수 없는
구두가 깊다
빈칸
해금 소녀와
아쟁에서 가야금으로 전공을 살포시 바꾼 소녀
7인의 무사 빈칸이
지나가고 있다
빗방울이 떨어질 뿐
깨트려지지 않는 그대의 깊은 상처
깨트려지지 않는 그대의 깊은 상처를
쪼아 먹는
흑석동 84번 종점의 사팔뜨기 새
휘어지는
빗방울 9호
7인의 무사 빈칸이
말랑말랑한 캐러멜 굴뚝 위를
지나가고 있다
도착한 카페 2층에서
손잡이가 애틋하게 흔들리며
눈이 내려올 뿐인데
*윤대현 : 1991년 『현대시세계』 가을호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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