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55호/소시집/백우선/잠긴 꽃 외 4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2,691회 작성일 15-07-08 14:34

본문

소시집
백우선

잠긴 꽃
—2014.4.16.08:48, 476명을 태운 세월호 참사 관련 인원은 7월 7일 현재 실종 11명(고교생 5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 승무원 1명), 사망 293명(고교생 245명), 구조 172명(고교생 75명)이다. 


공복이 공범이고

종교가 상업이며 

돈이 모두의 눈부처다

가만히 있으라

말 잘 듣다 잠긴 뒤 

하얀 국화 송이로 솟아올라

몸부림은 거듭된다

바람의 노래로

노란 리본으로 

촛불로 

호랑이의 눈빛으로




삶의 길
—남한산성 서문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행하러 
인조가 갔던 길을 간다.

밥줄로 이어지는 그 길,
몽은의 질시도 받으며
가족을 볼모로 
일생의 여름철을 바치러 
가고 또 간다.

항복은 수항의 칼을 품기 마련,
화쟁을 꿈꾸며 간다. 




여의주
—백제금동대향로


용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입으로 떠받든
백성과 새와 짐승 등이 바로 
그의 여의주였다.

그들이랑 피워낸
연꽃 봉오리 세상이 바로
그의 여의주였다.

날아와 깃을 휘날리며 빛내는 
봉황의 여의주가 또한 
그의 여의주였다.




새 청룡도


고분을 빠져나와
뱀의 몸을 얻은
벽화의 청룡은
 
교외 포장도로에서
달리는 차바퀴를 기다려 
순간 압착 
생체 그림이 된다.

사람들의 질주를 
떠받치느라
한 점 남김없이
먼지로 흩날린다.




현무도                  
―고구려 강서큰무덤 벽화 


뱀과 거북은 
서로 휘감고 휘감겨 있다. 
목과 꼬리를 걸어 만든 
뱀의 원 안에서

둘은 마주보며  
입 맞추고 속삭인다.

천 년을 넘은 
열애――,

벽, 바닥, 천장이
아직도 온통 노을로 탄다.

잡귀 따위가
얼씬댄 흔적도 없으니

이렇게
못 지킬 것은 없다.


*백우선 : 981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봄의 프로펠러』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