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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신작시/백수인/배롱나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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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024회 작성일 15-07-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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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백수인

배롱나무

안마을 친구 집 사랑방에 모여 
찐 고구마에 김칫국 넘기며 도란도란 얘기하다가
긴긴 겨울밤이 너무 겨우면
서로서로 간지럼먹이기 장난을 쳤지
까르르르 숨넘어가게 웃다가 한 고개 넘으면 눈물이 났지

여름날 
마을 어귀에 소 매 놓고 놀다가
심심하면 다가가
겨드랑이나 옆구리를 살살살 간질이면
온몸을 뒤척이며 웃는 나무 
까르르르 까르르르 온 하늘에 붉은 웃음소리 가득했지
석 달 열흘 그렇게 웃어재끼면 어느 순간 눈물도 나겠지




바이윈산 자락에 깃들어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에 수많은 새들 지저귀는 소리
햇빛 부서지듯 눈부시다

고국 떠나 수만리를 철새처럼 날아와
이 산자락에 깃들어
육십 평생 지녀 온 내 언어를 비워야 하나

이제
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알아들으니
나도 이 산자락에 둥지 튼 
한 마리 산새가 되었나

*바이윈산(白雲山): 중국 광둥성(廣東省)의 광저우시(廣州市)에 있는 산. 새들이 많아 ‘천연조롱(天然鳥籠)’으로 일컬음.


*백수인 : 2003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현재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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