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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선옥/숲은 귀를 풀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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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2-12-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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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선옥/숲은 귀를 풀어 외 1편 


김선옥


숲은 귀를 풀어 외 1편



숲에서 막 일어난 새소리가

푸르름에 들던 내 귀를 풀고 눈을 묶는다


여린 부리에 매달려 간당거리는 소리

젖은 혀를 모아 목젖을 당기는 소리

한 생의 절박에다 부리를 벼리는 소리

새는 소리를 파고들어 숲을 키운다


나무이파리 서로의 몸을 툭툭 치며 일어서는 고요 앞에

내 투박한 발자국이 숲의 고요를 할퀴는 순간


소리가 없다

푸른빛 출렁이는

고요의 깊은 곳으로 내 발걸음이 빠져드는 순간

한 소리의 풍경을 받쳐 오르다 나무 끝으로 사라졌다


한 계절 길 더듬던 우듬지들이 귀를 세우는 사이

새소리와 내 발자국이 푸르름의 호숫가에 딱 마주치는 순간

얼마나 깊을까 궁금이 물결에 닿기도 전

물결이 귓가에 파동으로 사라지기 전


숲은 귀를 풀어 새들을 키운다





철없이 핀 꽃



엄마 얼굴에 편지가 왔다

검은 우표, 검은 소인이 찍힌


어떤!

철없는 내용들이 엄마 얼굴에 

향기도 없는 저승꽃으로 

편지를 띄웠을까


그늘 한 평 펼쳐 본적 없는 가을볕에 그을리고

세찬 바람에 뒤챈 꽃잎들,


한동안 못 본 사이


검버섯 위에 엄마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김선옥 2019년 《애지》로 등단. 글사랑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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