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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신작시/구회남/보고 싶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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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2,935회 작성일 15-07-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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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구회남

보고 싶다


라일락 꽃향기 짙을 때
보고 싶다
맹골수로 안에 갇힌 너희들을

꽃은 지고 또 피지만
항상 생각한다
팽목항 바닷속의 너희들을

19세 때 얼음장 방죽 밑에 앉아 있던 나나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너나
고교생이었던 최고로 찬란했던 날들을
잊지는 못한다

오늘도 꽃은 졌다 피지만
피고 질 때마다 읽고
푸른 계절 너의 정지된 세월을 쓰다가
가수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부르면
비만 내린다





나무만 심었다


비만 내리는데 나무만 심었다
300그루 이상 심을 때까지
2014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 봄……
타자가 해야 할 일은 나무만 심는 일
팽목항이라든가 맹골수로 현이가 모르는 교회를 읽다가
텃밭, 뒷밭, 마당가에 심는 나무 
어제는 철쭉을 오늘은 주목 10그루, 내일은 보리수를 심고
회양목, 측백나무, 금소나무, 이팝, 조팝, 저팝, 밥팝
오바마가 단원고등학교에 심은 목련, 라일락 등 ……
너라는 나무를 언제까지 심겠다
너희들의 이름이 다 호명될 때까지
흙을 깊이 있게 파고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물을 주고 공기 한 움큼, 바람 한 점 섞어
단원의 너희라는 나무만 심겠다
새벽을 달려 네 곁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눈 크게 뜨고 가까이 봐야 읽을 수 있는 측백나무꽃을 읽고 쓰면
젖은 흙과 나무의 마음은 좀 편해질까
5월, 라일락 향이 짙어 기침만 나고, 개구리 우는 밤
6월, 환한 산딸나무꽃 비만 맞는데 
타자도 비를 맞으며 나무만 심었다


*구회남 : 2006년 ≪리토피아≫로 시 등단. 2006년 ≪문학나무≫ 수필로 등단. 시집 하루종일 혀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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