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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신작시/도복희/계절이변하는이유를발견했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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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도복희
계절이변하는이유를발견했다
스물한살의청년이악성종양말기라면이건세상의이슈일까
그의애견과작별하는중환자실풍경이기울어진거울로빨려들어간다
스물한살이행하는죽음과의악수는창백하다
창백한것들이네모안에녹아있다면,
맥박은위험수위를넘어갈지모른다
모든상식들이부서질때백양나무는균열을일으킨다
균열속에서수십년전파종된씨앗들이꿈틀된다
씨앗들의발아속도로계절은제자리로돌아오기도한다
그러니까봄이오는것은악성종양이일으킨파문의결과이다
그는봄속으로아름다운몸을던져버릴거니까
우린지천의봄들에게서몹시아름다웠던청년의눈을보게되는것이다
애견이둑방길만개한개나리의노랑을보고
미친듯이짖어대고꼬리를흔드는것도같은이유이다
수상한,
붉은색볼펜으로휘갈겨쓴너는,
두개의입술을가지고
하나의눈으로촛점을잃는다
신전앞에서불경한손가락을씻는다
복부에복수가들어찬
알콜중독자가그와중에도깡소주를들이붓는것처럼
사람이사람을부르는것은일종의중독이고
공식병명을얻지못한병적증세임이틀림없다
모든감각들이일직선의방향으로의기투합하는
필체의당사자가자신의혐의를인정하는
한사람만집중적으로그리워하는건
엉킨매듭의풀지못한난제다
시계탑앞에서잡힌죄악이다,
누구도그리워하지않을수있는자만, 죄에서무사할수있다
*도복희 : 201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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