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53호/신작시/이영춘/초침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2,778회 작성일 15-07-06 11:43

본문

신작시
이영춘

초침秒針 


재깍재깍 하루가 열리고 닫힌다
목숨 돌아가는 소리, 소리들
소리의 파장이 어둠을 퍼 나른다
어둠 속에서 눈 뜨고 일어서는 혈관들, 절망과 희망들
꽃은 어느 하늘에 피어 눈 뜨고 있을까

날마다 문 열고 들어오는 저 어둠의 날개, 어둠의 발자국 
내 심장 한 쪽이 길게 접힌다 
지구의 한 모서리가 길게 눕는다

목숨 가진 것들은 다 살아 돌아오거나 돌아가는 것,

밤낮으로 눈 뜨고 지구를 돌리는 저 거룩한 소리,
환하게 하늘이 열렸다 닫히는 저 소리,

추락하는 별똥별 하나 여기 있다




내 귀를 당기는 소리 


대낮 한복판에서 빗소리 듣는다
길 한복판에서 빗소리 듣는다
와이퍼에 밀리는 빗소리 듣는다
누군가의 가슴 깨지는 소리, 그 소리 듣는다
누군가가 젖어 울고 있는 소리, 그 소리 듣는다
누군가가 울지도 못하는 마른 절망, 그 소리 듣는다

산꼭대기에서 불기둥 인起다
산이 무너져 내리는 그 소리다
여린 히읗으로 들려 오는 문자 메시지,
하늘이 두 팔 벌리고 내 귀를 당긴다
그 팔에 업혀 천천히 혹은 빠르게 올라오라고.
홀로 망연히 그 소리에 젖어
적멸로 가는 불꽃을 본다


*이영춘 : 197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시시포스의 돌, 슬픈 도시락, 시간의 옆구리, 봉평장날. 시선집 들풀 외 다수. 윤동주문학상, 강원도문화상, 인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등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