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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신작시/김유석/밀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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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2,802회 작성일 15-07-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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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유석


밀월蜜月 


나의 창은 어둠을 끌어 붙여 밝히는 둥근 자석
나는 어둠을 걸러 사금을 캐는 채광업자이다. 
밤마다 풍화하는 세상 검은 운모雲母들은 모두 나의 금맥
어둠 속에는 먼지만큼 가볍고 미세한 돌비늘들이 반짝이며 떠다니지.
어둠과 어둠의 자장磁場으로 부옇게 끼는 사금가루들
창을 흔들어 세상 구석구석 되 뿌려도 항상 나는 부자다.
나의 창에는 달동네 계단길을 밟는 풍금소리가 울리고
길바닥에 떨어진 은화 한 닢이 반짝이고……, 잠깐
세상을 거푸집처럼 공중에 떠오르게 하는 
무중력의 환상마술을 가진 나랑 여행 한 번 떠나지 않을래? 





곡선의 완성


몇 바퀴째 공중을 휘도는 낱 줄 기러기
저마다의 생각을 한 군데로 모으는 중이다.
저마다의 생각들을 버리는 중이다.
오므렸다 펼치고 다시 몰아가다가
절반쯤의 고집이 절반의 갈등을 끌고 내린다.
날 땐 안 보이던 볼품없는 서로의 꽁무니 떠밀면서
왜, 왜, 쭉정이 같은 울음 발목 다 붉도록 주워 먹다
전체의 울음이 뚝 멎는 순간 일제히 날아올라
혼자서는 그리지 못하는 곡선 한 줄 겨울들판 위로 아슴히 끌고 간다. 


*김유석 :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 놀이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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