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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신작시/이재무/김수영을 위하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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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재무
김수영을 위하여
이 시대에 김수영 논문은 많아도
김수영을 인용하는 학자는 많아도
그를 칭송하는 시인들은 많아도
그를 사는 이들은 없다
너무 배워서 문제다
라캉 데리다 미셀푸코에 정통하면 뭐하나
다들 제 밥벌이를 위한 헤겔 라캉 데리다 미셀 푸코뿐인데
논문의 시녀가 되어버린 시여! 시대여!!
몽롱한 것은 장엄하다
나는 나무들에게
어느 날 의지가 생겨
직립 보행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구 도심지를 휘 젖고 다니며
자동차를 뒤 업고 빌딩을 뒤 업고
못된 생각에 골몰하는 나 같은 놈들을
패대기쳤으면 좋겠다
아아, 나무들의 반란, 나무들의 혁명,
그리하여 마침내 수목의 제국에서
인간이 나무의 수족이 되어 순종하는
거룩한 노예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재무 : 1983년 ≪삶의 문학≫에 작품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시집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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