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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신작시/이일동/도시에서 우는 뻐국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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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일동
도시에서 우는 뻐국새
초가을 신새벽부터 우리 집 앞에서
며칠째 애끓는 뻐꾹 뻐꾹 뻐국새 울음
마당엔 남한강 붉은 태양 수석보다 더 강렬한
노란 국화 한 송이 막 피어 올리는데도
뻐꾹 뻐꾹 그칠 줄 모르는 애닳은 소리에
잠시 소싯적 고향 수구냉기 찬물배미 무논에서
허기진배 쪼그라지던 그 시절로 돌아갔지
베이비부머 시대에 남들은 귀향 귀촌한다던데
너는 대체 무슨 변고로 고향 소나무숲을 박차고
여끼가지 왔는지
궁금증이 새벽 안개 타고 전봇대 꼭대기에 이르자
재색 새 한마리 덩그마니 앉아 있다
다음날 아침 뻐꾹 뻐꾹 뻐뻐꾹 소리에
잠을 깨서 마당에 나가보니
전주 한 칸 건너 며칠째 울던 그 뻐국새 한 마리
짝 한마리 불러 맞아들이고 있다
맨드라미
마젠타 색 열정이
용두봉을 넘을 야성만 키웠나
순둥이 국화 향기 진동에도
새빨간 능금 면전 러브콜도
가을서정 조연으로 세워 둔 채
초가을 찰가운 단비에도
목이 꺾이지 않고 솟대처럼 당당한
저 서슬한 카리스마
송곳 같은 의지는 어지 할꼬
백마 탄 개선장군 흰 초인에게
호령호령하는 싸움 닭 보스
*이일동 : 2012년도 "포엠포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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