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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신작시/설태수/치명적인,오늘도 치명적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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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2,811회 작성일 15-07-0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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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설태수

치명적인, 오늘도 치명적인  


풍란 꽃 향이 치명적이라 한다.
하얗고 가녀린 꽃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동호인이 카페에 올렸던 글이다.

조금 전 논두렁길 거쳐
소나무 숲을 걸어왔다.
풀내와 솔향기는 치명적이지 않은가.
흙내 바람 냄새는?

살아있는 것은
목숨 걸고 향을 날린다.
바위 강철 냄새는
존재를 걸고 번져나간다.
각종 냄새는
허무의 이정표.

노을은
하루의 냄새가 문질러진 것이다.
치명적인 하루였던 것이다.




젖심

                                                     
걸을 때마다 출렁이는 젖.
스스로도 조절하기 어려운지
수시로 내려다보며 옷을 손본다.
맞은편에서 사람들 오는데
어쩌자고 이렇게 흔들리는 것일까.

몸은 세상을 흔들어놓고 싶어 한다.
눈빛에 곰팡이 슨 사람들.
사내들을 흔들어놓고 싶단 말야.
앞뒤를 너무 잰 나머지
출렁이는 이 순간을 붙들지 못하거든.

따지기로 든다면야
새끼 낳고 젖 먹여야 하는
여자가 더 그럴 텐데
뼈를 허물고 아기 낳을 엄두가 안날 텐데
다행히도 조물주는 그런 계산능력을
여자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사랑으로 건드려놓으면
그까짓 産苦쯤은 꿈밖의 일이거든.
여자의 눈길은 노을 너머를 보지 못하니까.
인류가 지속될 수 있는 힘은
출렁이는 젖에서 나왔다.
영원의 파동을 타고 있는 
젖에서 나왔다.


* 설태수 :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말씀은 목마르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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