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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신작시/송진/시체 분류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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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3
댓글 0건 조회 3,202회 작성일 15-07-0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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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송진

시체 분류법


- 하느님, 강아지 밥은 어떻게 할까요?

기원전 729년 7월 20일 미라는 떠나야 한다 수십 마리의 미라를 싣고

지하철을 기다려
한 마리 미라가 총각김치를 아삭아삭 씹으며 
눈꺼풀을 힘겹게 치켜들었다 

나를 힘껏 4편성 4호선 안으로 밀었다
동대구역이야 뛰어내려 

시체를 잘 분류해야지
약물중독 시체는 죽어서도 푸른 빛이 돌아

기차를 탈 때 기차를 잊어
그러면 기차를 놓치지 않아

지하철을 탈 때 지하철을 잊어
그러면 지하철을 놓치지 않아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

지하철은 당연하다는 듯 생각을 관통하고 
받아주고 지나가고 사라지고 살아지고

기차는 기차가 되는 순간 이미 기차가 아니야
스르르 동문이 열리고 미라들은 인간보다 더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 미라들에게 밥 주고 떠나야지
- 오전에 밥 세 번, 오후에 똥 세 번 치우기 
- 이제 네 차례야




사회의 현상학


시체를 봤다구 

시체를 봤다구

눈, 코, 입, 틀, 어, 막, 아,

시체 안에 구더기가 득실득실

살을 도려 변기에 버렸다구

침대가 피에 젖었다구

선풍기 고개가 오른쪽으로 갸우뚱 

왼쪽으로 갸우뚱

절필한 F시인이 시체부검실에서 구더기를 먹고 있네

신 김치는 줄어들고 쌀벌레는 굶주리는데

시체는 아기띠를 허리에 두르고 

피에 젖은 변기를 어부바하네


*송진 : 『다층』제 1회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지옥에 다녀오다』 , 『나만 몰랐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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