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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여름)고창수의 영역시단/강우식/마추픽추․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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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수의 영역시단
강우식/마추픽추․8 중에서
슬프구나. 육체는 사랑 앞에서
모든 것을 다 줄 수 없어 슬프구나.
마조나 사디는 다 줄 수 없는 사랑으로
접 붙여 싹을 틴 변종 나무다.
그 나무를 타고 오르는 물줄기고 잎이다.
나무는 늘 목이 마르다.
때로 목이 말라 바람을 불러
회오리치며 미쳐가는 나무를 본다.
신의 거대한 손이 채찍처럼 후려쳐
희열하는 나무를 본다.
비를 부르는 사랑 앞에서 무엇이 두려우랴.
신에로의 헌신인 사랑은 가장 무서운 광기다.
상처도 상처로 아프지 않을 때까지
아무리 슬퍼도 슬프지 않을 때까지 간다.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미치는 사랑을 위해
신의 이름으로 코카나무를 심었다. 사랑은 마취다.
―≪리토피아≫ 2013년 봄호.
from Machu Picchu․8
How sad. The body is sad before love;
it cannot give everything.
Mazo and Sadi are variant trees,
grafted onto love that cannot give everything;
They're but water tubes and leaves that climb up that tree.
The tree is perennially thirsty.
At times I see a tree that, being thirsty,
Calls to the wind and whirls about, going mad.
I see a tree that goes ecstatic,
whipped by God's huge hand.
What could possibly be dreadful
Before a love that invokes rain?
Love, which is a devotion to God, is most dreadful lunacy.
It goes to the extremes
Where wound is not painful
Where sorrow is not sorrowful.
For the sake of a love that goes mad
beyond a sane soul.
They planted a cocoa tree in the name of God.
Love is drunkenness.
고창수∙1966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파편 줍는 노래, 산보로, 몇 가지 풍경, 원효를 찾아, 소리와 고요 사이.
강우식∙196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행시초(1974), 고려의 눈보라(1977), 꽃을 꺾기 시작하면서(1979), 외. 시론집 육감과 혼, 절망과 구원의 시학(1991), 한국분단시연구. 현대문학상(1975), 한국시인협회상(1985), 한국펜클럽문학상 시부문(1987), 성균문학상, 월탄문학상(2000) 수상.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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