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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여름)신작시/김경후/박쥐난이 있는 방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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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934회 작성일 14-06-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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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후/박쥐난이 있는 방 외 1편

 

 

 

텅 빈 녹음테이프가 돌아가고 있다

 

박쥐난은

침묵에 들러붙어 산다

 

이것밖에 없는 방에선

이것만이 생존법

 

침묵에게

물 줄 시간

 

눈 감는 소리와 굳어가는 혀조차

조심할 것

 

잠자코

까맣게 시든 채 돋아나는 이파리

 

침묵과 죽음 사이

그 마지막 모퉁이에 박쥐난은 붙어 있다

 

텅 빈 녹음테이프가 돌고 있다

 

 

 

 

 

백야

 

 

 

텔레비전 켜두고 잠든 밤

그래설까

아무도 없는 회벽 복도

흰 모래 흩어진 바닥

꿈꾼 거

거기 맨발로 홀로

서 있는 거

그래, 텔레비전 켜고 자서 그래

아무도 없이 서걱거리는

모래 발자국들

흰 벽 흰 문 흰 하늘

창문에 어른거리는 흰 이름들

어떻게 난 그것들을 불렀을까

텔레비전 켜둬서 그래

그래서야

밤새 텔레비전 켜둔 날

오늘의 운세 : 밝은 생각을 하세요.

난 이미 지나치게 빛을 많이 받은 사람

 

김경후∙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열두 겹의 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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