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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여름)신작시/정남석/자목련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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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석/자목련 외 1편
사월은 너에게 달렸다.
북쪽을 바라보며 피는 사랑은 짧은 것이다.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는 오랜 기다림이다.
멀수록 더욱 맑은 너의 향기에 나는
수은 빛 노크를 하고 물러났다.
잎은 생각보다 빨리 푸른 세상을 만들어
다행이란 느낌의 그늘을 만들었다.
가지에서 목소리 높이다가 간 새들
그 지저귐의 색깔을 밤마다 떠올린다.
나란히 포옹이 빛났던 사월
사월은 사실 나에게 달렸다.
백목련
그녀는 언제나 문밖에 있었다.
길게 목을 늘이고 내 안을 기웃거렸다.
커튼을 쳐둔 아내의 문은 며칠씩 열리지 않았다.
그럴수록 밖이 궁금했다.
아내에게 향기를 들키던 날
꽃잎을 따대는 아내의 눈빛을 보았다.
몇몇 가지는 아내의 칼날에 떨어져 나갔다.
하얀 여름이 될 뻔했다.
상처를 입지 않은 가지는 잎이 무성한 그늘을 만들었다.
바람 그 괜한 다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간격이었다.
남들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으나
그녀는 열매를 달지 않았다.
정남석∙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검정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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