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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인숙/속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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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218회 작성일 22-12-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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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인숙/속설 외 1편 


김인숙


속설 외 1편



스물아홉의 신부,

다홍치마 뒤집혀 있었네

옷 뒤집어 입으면 속 뒤집어질 일 생긴다고

막내딸 시집보내는 칠순 노모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였네


예나 지금이나 속설은

틀림이 없네

살며 수시로 멀미가 났네

뒤집힌 속은

해가 갈수록 울렁거렸네


다홍치마 갈아입은 지 수십 년

양말 한 짝도 바로 신지만

어머니가 믿었던 속설은 유효하네


생전의 어머니는 

몇 번이나 치마를 뒤집어 입었을까

만고불변의 속설에

나 오늘도 바짝

빨래를 개키네






청곡사


진주 월아산 중턱에 청곡사 있지요
남강 기슭 청학이 날아들어 
서기가 충만하여 터를 잡았다는, 
부처님 미소도
불자들 눈동자도 푸르게 빛나지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머금은 부처님 계신 대웅전 지나
오른쪽 세 걸음 비켜 앉은 나한전,
십육 나한님들 활짝 웃고 계시네요
대웅전에서 빠뜨린 소원 하나
삼배로 올리고 나오는 토방에
불사 기왓장들 졸졸졸 서있고요
내 기도만 같은 불사 기와들 사이로
서 있던 불사문 하나
‘빌라 사서 이사 가게 해주세요’ 
나한님들 활짝 웃고 계시는 이유였네요

이끼 입은 말간 계단 
총총총 밟고 청곡사를 내려올 때
노란 국화 향에 아찔아찔 흔들렸네요
집도 절도 없는 나도
흔들리며 푸르게 웃었네요




*김인숙 2011년 《문예연구》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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