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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봄호)신작시/도복희/티피*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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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4,249회 작성일 14-03-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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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티피* 외 1편

 

 

내 몸은 거쳐가는 집이다

 

대평원이 잉태시켰으니

언젠가는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안다

 

노을 삼킨 저녁을 들으려고, 달팽이관은 부풀어 오른다

 

어둠이 말아 쥔 빛을 캐내려고, 눈감지 못하는

 

수인번호 1966의 무기수

 

날개 달린 물고기들이 대기를 거슬러 제 별자리 찾아가는 동안 붙박힌 다리는 뼛속까지 덜컹거린다

 

숨죽인 눈동자가 선한 잠에 빠지고 내일의 유랑을 위해 등붙일 때도 바람을 포기하지 못해 나는, 비명이다

 

밤은 기도로 무성하다

한순간도 침묵을 배우지 못했다

놓지 못한 것들이 흔들고 흔들어서

 

물소의 영혼에서 빠져나온 내 몸은

원뿔형의 기도문이 되었다

 

* 이동가옥

 

 

 

 

 

골목의 말

 

 

비단구렁이 한 마리 허리춤에서 기어나왔다

 

그러자 봄이 왔다

 

얼어있던 발가락이 간지러워 그늘은 저 혼자 꿈지럭댄다

 

파란 대문은 열려 있고 아무도 없다

 

고독한 사람들은 고독사를 자처하고 죽어서도 오래 고독하다

 

배고픈 사람들은 십일 년째 같은 밥집으로 허기를 채우러 간다

 

살모사 빠져나온 틈으로 민들레나 피워야겠다

 

토해낸 홀씨들 부풀려서 홀로 맞이한 죽음에게 노란 헌화나 되어야겠다

 

온기 잃어버린 이불이 몰래 버려진다

 

 

도복희∙201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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