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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봄호)신작시/천융희/에스컬레이터의 기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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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4,492회 작성일 14-03-04 11:08

본문

천융희/에스컬레이터의 기법 외 1편

 

 

휘어진 삶의 중심은 내 준지 오래다

부드럽게 그녀를 밀어 올리는 핸드 레일

안전수칙이 부착되어 있다

 

여자는 언젠가,

짜증의 사용량 초과로 발갛게

한쪽 중심을 잃은 적 있다

우울증을 담보로 한 그녀의 갱년기

아찔한 역주행은 극복의 대상이다

 

수 차례 수면장애를 진단받은 그녀

물컹한 잠에 오르다

밤의 틈에 끼여 몇 날 며칠

통증으로 불면의 밤을 보낸다

 

대체로 큰 불안을 담고 외출할 경우

낙상사고 일어날 확률은 높아진다

작동이 정지되어 구급출동이 발부될 수 있어

갑작스런 감정 변화는 금물이다

 

적당한 운동이 규칙적으로 요구되는 그녀

특히 떠도는 허위광고는

 

약물부작용으로 도미노 현상에

사정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건조한 출구는 늘 기우뚱하므로

찰나 허방을 짚는 그녀의 갱년기

 

한동안 어깨가 결린다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사내의 약력이 쏟아진다

굴곡진 한 줄 생이 모니터에 요약될 때

난해한 감정을 보이는 객석 방청객들

소란한 침묵이 흐른다

 

반 평 무대에 모로 누운 사내

골몰한 일생에 가담한 화제의 인물로

삶의 내부를 집중 조명한다

 

입안 가득 약물을 삼킨다. 고개를 젖힌다

촉수를 단 부드러운 막대에 불이 켜지자

사내의 근육 일순간 긴장에 감긴다

 

식도를 거친 불꽃 하나

어두운 바닥 향해 붉은 위벽을 타자

통로에 감춰진 비밀이 판독되고

각기 흔적이 다른 침묵들

아무도 뿌리의 깊이는 모른다 하였다

 

화면 상단 급상승 키워드가 깜박거리고

누군가 급히 다른 채널을 돌리자

일 위에 머물러 있는 암보험 광고

의문의 잠에서 깨어난 사내

불안을 밀치고 천천히 걸어 나온다

 

60초 후에 공개된다고만 하였다

 

 

천융희∙진주 출생. 2011년 ≪시사사≫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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