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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봄호)신작시/심우기/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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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4,962회 작성일 14-03-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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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기/외 1편

 

 

축 처진 살덩이는 뼈의 집이다

낡은 연골과 근육이 뼈 몇 조각에 걸쳐 있다

뼈는 어쩔 수 없이 뼈대만 잡아간다

간혹 침대에 누워

꺼진 살 속에서 뼈를 찾는다

옆구리 깊숙이 잡히는 늑골의 뼈 한 토막을 만지작거리며

뼈와 나와의 거리를 가늠한다

너무 깊숙이 잡히는 거리는 어둡다

부랄 두 쪽 밑을 훑으며 음흉한 냄새에 젖었다가

햇살에 말린 일 없는 기억이 아득하다

물렁뼈의 가죽처럼 일어서본 적 없는 나는

언제 반란을 꿈꿀 수 있겠는가

가을 이슬이 풀잎의 날을 갈고 있을 때

그들의 발기를 무작정 발로 밟기에는 날카롭다

꺾여도 일어서는 풀등

조각난 뼈를 다시 세우는 저 징그러운 악착은

生을 입에 질끈 물고

해수 위로 올라와 토해내는 해녀의 거친 숨비소리다

햇볕에 그을리고 흙에 치이며 바람에 살이 까인다

단단한 하나의 씨알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동강난 뼈를 더듬는다

 

 

 

 

스타카토가 있는 밤

 

 

늘어진 밤이 싫다

어둠의 맛이 싱거워

밤을 짧게 끊어 치라는 이야기지

손목을 고정하고 할퀴듯이 밤을 긁어

손가락만으로 연주하려면 밤이 길어

더욱 졸려질 거야

긴긴 밤

후다닥 달려가는 별똥별

부리나케 돌아가는 별

리듬이 생겨나고 있어

신나지 않아

주법을 달리해봐 현을 튕겨봐

밤의 포인트

악센트가 있는 밤

밤하늘 스타카토

밤 별 악센트

 

짧게 더 짧게

눈을 뜨면 새벽인 밤

 

심우기∙2011년 ≪시문학≫으로 등단. 경원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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