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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봄호)신작시/진수미/충몽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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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겨울호)신작시/진수미/충몽 외 1편
진수미
충몽 외 1편
손톱에 열두 개 펜촉을 끼우자
목덜미와 연결된 관절이
촉촉촉촉 움직입니다
모래사장을 세차게 때리고
가는 것들
당신은 적습니다
필사적으로
숨을 질질 흘리며 걷는다
더러워진 공기를 마신다 뱉는다
그걸 또 삼킨다
구토가 인다
순환하는 것들, 이라고 썼다
시작도 전에
마침표를 토해놓은 문장이 있다
보이스오버․4
1.
오늘의 계산이 끝났다
두 개 사면
하나를 더 주시나요
헝겊 얼굴
아이들이 서 있다
쇼윈도 빛으로 발그레한 볼
무명을 뒤집어 쓴 추파춥스 같구나
목덜미를 뜯어 지푸라기를 꺼낸다
금으로 빛나는 두어 개
이거면 되나요
너희들의 피리는
돈이 되지 않을 거란다
어디를 울리면 그게 될 수 있나요
2.
어둠의 피륙 속
공기로 가득한 것들아
철시의 시간이란다
눈알 두 개
코나 입을 덤으로
아저씨,
오늘은 달이 없어요
황금이 바꾼 얼굴이
가지에서 무성하게 돋아날 거예요
3.
진열대 설탕과자들이
희미하게 웃었다
밤의 퓨즈가 내려졌다는 신호
하나둘……
사다리가 내려오고
모두 그믐으로 사라질 것이다
계산이란 그런 것이니까,
진수미∙진해 출생. 1997년 ≪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달의 코르크마개가 열릴 때까지>, <밤의 분명한 사실들>.
∙진해 출생. 1997년 ≪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달의 코르크마개가 열릴 때까지>, <밤의 분명한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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