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48호(겨울호)신작시/양문규/구절초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608회 작성일 13-10-06 20:26

본문

구절초 외 1편

 

 

환한 하늘이 꽃을 내리는가

 

천둥 번개 울다 간

천태산 여여산방

 

소담하게

꽃이 열린다

 

햇살, 햇살이

가장 환장하게 빛날 때

 

저 스스로 꽃을 던져

몸을 내려놓는

 

그 꽃무늬를

핥고 빠는 벌과 나비

 

툇마루에 웅크리고 앉아

가만 들여다보는데

 

미루나무 이파리 우수수

허공을 날며

 

돌아갈 곳이 어딘가 묻는다

 

 

 

 

 

월유봉 간다

 

 

안갯속을 한 아이가 미끄러지듯 걸어간다

 

귀가 없다

눈이 없다

손과 발이 없다

 

몸속에 하얀 달빛이 들어차 있는 것인가

 

가느다란 갈비뼈가 물결을 이룬다

 

귀가 맑다

눈이 밝다

손발이 부시다

 

깊다랗게 생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둥근 숨소리 들으러

 

늦은 가을밤 월유봉 간다

 

 

양문규∙충북 영동 출생. 1989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 <벙어리 연가>,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 <식량주의자>. 산문집 <너무도 큰 당신>. 평론집 <풍요로운 언어의 내력>. 논저 <백석 시의 창작방법 연구> 등. 현재 계간 ≪시에≫ 편집주간, 천태산은행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 대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