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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겨울호)신작시/정영희/겨울나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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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겨울나비 외 1편
층층 구름이 몰려왔다
집 없는 저 무거운 구름을 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읽어내는 동안
너라는 구름과 함께 잃어버린 계절이다
기억을 헤매는 동안
바람은
구름을 헤집어 놓고 낯선 바람이다
마른 강바닥 물고기였던
너의 유일한 바다
음악과 한 통속인 불빛 아래 사운대던 너는
조금씩 바다로 기우는 섬
빙벽에 매달린 멧노랑나비였지
멀리서 불빛 하나가 걸어온다
구름이 이끄는 대로 불꽃 왁자한 밤거리를 헤매는데
또 하나의 나는
난바다에 가 있다
번지점프
한 여자가 하늘강으로 뛰어드네
등 돌린 사내 이름을
강물에 던져 버리네
사랑이 떠나버린
빈 둥지가
하늘강에
머리를 풀었네
머리 푼 사랑을
그림자를
강물이 소리 없이 끌고 가네
텅 빈 가슴 쓸어내리며
루프에 묶인 그녀가 깊이 우네
정영희∙200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시집 <바다로 가는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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