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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겨울호)신작시/정영희/겨울나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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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349회 작성일 13-10-07 15:19

본문

정영희

겨울나비 외 1편

 

 

 

층층 구름이 몰려왔다

집 없는 저 무거운 구름을 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읽어내는 동안

너라는 구름과 함께 잃어버린 계절이다

 

기억을 헤매는 동안

바람은

구름을 헤집어 놓고 낯선 바람이다

 

마른 강바닥 물고기였던

너의 유일한 바다

음악과 한 통속인 불빛 아래 사운대던 너는

조금씩 바다로 기우는 섬

빙벽에 매달린 멧노랑나비였지

 

멀리서 불빛 하나가 걸어온다

구름이 이끄는 대로 불꽃 왁자한 밤거리를 헤매는데

또 하나의 나는

난바다에 가 있다

 

 

 

 

 

번지점프

 

 

한 여자가 하늘강으로 뛰어드네

 

등 돌린 사내 이름을

강물에 던져 버리네

 

사랑이 떠나버린

빈 둥지가

하늘강에

머리를 풀었네

 

머리 푼 사랑을

그림자를

강물이 소리 없이 끌고 가네

 

텅 빈 가슴 쓸어내리며

루프에 묶인 그녀가 깊이 우네

 

정영희∙200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시집 <바다로 가는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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