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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겨울호)신작시/윤향기/書塚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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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기
書塚 외 1편
책장을 넘길 때마다 대숲에 바람소리 든다 늦가을 다 삭은 뼈
갈기마져 내려놓고 눕느니 네 가슴속에, 내 속에 네가 묻히듯
스무 살에게
간이역에
빈자리로 남기고 내려버린
그 한때
푸른 이마는 어디로 가버렸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레일만이 반짝인다
주머니가 많이 달린
배낭을 벤치에 내려놓고
모나미 볼펜으로 써내려간 엽서 한 장
해질 녘 낯선 우체국엔
그 나이 같은 황국이 졸고 있고
흰머리가락 몇 올만큼
추억도 바래지고
바랜 시간들은 얼마나 또 가벼운지
곱게 압화로 눌려진 나날들이
하늘 멀리 달아났다
윤향기∙1991년 ≪문학예술≫로 등단. 시집 <피어라, 플라멘코!> 외 5권. 수필집 <따시델렉 티베트> 외 5권. 학술서 <에로티시즘 시 심리학에 말걸다>. 경기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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