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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겨울호)신작시/김동호/천 년의 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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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새 외 1편
“사랑할 땐 나비처럼 날아라
싸울 땐 벌처럼 날아라
-혹한혹서 달라붙으면
대륙 훠얼쩍 뛰어 넘어
혹酷 떨궈버려라
-하늘 나는 것 힘들다며
땅에서만 폼 잡는 아이들은
차라리 땅속 날개 키우게 하라
-편한 개 팔자
代代로 자랑하다가
날개 없어진 아이들은
아예 새 족보에서 빼라”
천 년 전의 새 소리가
어쩜 그리도 오늘과 같을까
음색 하나 변한 것이 없네
오대강의 새
五大江엔 五大희비극이 있다
오대희비극엔 오대-강이 있다
오대강엔 조류도감에 나오는 새보다
늘 더 많은 새가 날고 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본다
~졸졸졸 흐르는 물엔 사랑이 있다
~구불구불 흐르는 물엔 자유가 있다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엔 평화가 있다
~고기들, 지평선 너머가 궁금해 오름 멈추지 못 하네
~최상의 상상이 최초의 말씀이다
~꿀과 똥이 하나인 꽃에선 생사가 같다
~늙은 木佛이 불을 찾네. 어린 나무가 물을 찾듯
~噴水는 하늘이 당기는 수평
~앎이 부족한 사람에겐 늘 뉴스가 있다
~겉이 풍요로운 나라엔 잎-마름병이 많다
~안 드는 칼에 손 또 베었네
~옷이 날개인 사람이 가장 날지 못 한다
~인생은 거래가 아니다. 귀거래이다
~아이의 虛構 하나가 호랑이 대군을 물리치네
~病苦와 産苦는 같다. 하나는 낳는 아픔이고 또 하나는 낫는 아픔이다
~유명하면 재수가 없다. 美人薄命처럼 자유를 도난당하기 쉽다
~實用이 다인 用은 감옥. 必要가 다인 要가 감옥인 것처럼
~사랑은 뇌를 확장시키고. 미움은 뇌를 축소시킨다
~모든 불행은 예방주사이다. 선남선녀에겐
~우리 몸, 최상의 樂器이다. 살 속 뼈 속의 리듬에 귀 기울여라
~웃음은 공이다. 벽을 치고 되돌아오는
~무료함도 건강의 지표이다. 치매노인은 지루함 무료함 모른다
~천국과 지옥의 구분 아주 쉽다. 의식주 속에 과욕이 살면 지옥이고 순풍이 살면 천국이다
~맛을 경계하라. 최하를 최고로 둔갑시키는 조미調味를 조심하라
~공분모가 꼭 좋은 것 아니다. 선인장과 창포는 共分子가 더 크다
김동호∙1934 충북 괴산 출생.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바다>, <꽃>, <피뢰침 숲 속에서>, <詩山 일기>, <老子의 산>, <나는 네가 좋다>, <壺壺의 집>, <나의 뮤즈에게>, <오현금>. 성균문학상 수상.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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