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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가을호)신작시/설정환/불혹不惑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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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145회 작성일 13-05-10 22:14

본문

어머니한테 가서

하룻밤 자고 나면

똥색이 달라진다.

 

 

 

 

 

부처 뒹굴다

 

 

눈 맑은 깐치*

도라지밭가에 익은

어머니의 올강냉이*

보드란 놈만 단내 나는 놈만

꼭 꼭 골라서는

양씬* 뜯어 묵다

자줏빛 도라지꽃

터지는 소리에 놀라

앞산 솔숲으로 숨어들었다

 

그날 밤

마당 가마솥에서

갓 꺼내 놓은

노랗고 뜨거운 강냉이를

두 손에 붙들고

검게 농익은 얼굴에

호호 단내를 불어 넣어 주었다

찰지고 다디단 별빛,

그 알알들을 따내어서는

후후후, 불어 따 넣어 주기도 하였다

아, 아아 입 벌려 받아먹기도 하였다

 

깐치가 먹고 남은

알알들을 나눠 먹는 평상 위에는

별들로 배부른 부처들이 뒹굴었다.

* 까치.

* 올옥수수.

* 많이, 엄청, 흠씬.

 

설정환∙1970년 전북 순창 출생. 2010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나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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