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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가을호)신작시/류제희/아직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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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희
아직도 외 1편
하도 심심해서
아무도 없는 뒤곁
장독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거품나게
쏴―
후두둑 탁!
내 앞에 떨어진 땡감 하나
담장 밖 키 큰 감나무 꼭대기에서
장대질하는 순영이 삼촌과
눈이 딱 마주쳤다.
옆에 있던
봉선화 꽃잎이
놀라 달아난
나보다
더 빨개진
그 오후
편도여행
몸살
빈혈처럼 하얗게
자두꽃이 폈다.
문득, 소식이 궁금해
맘 속 있는 말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끝내 말을 걸지 못했다.
비수 같은 봄
류제희∙1994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산벚꽃과 옹달샘이 있는 풍경>, <논현동 577번지>, <소금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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