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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가을호)신작시/변의수/양파 속의 우주․6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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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094회 작성일 13-03-20 12:58

본문

변의수

양파 속의 우주․6 외 1편

 

 

삶은 자신이 속한 우주보다도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삶은 반딧불보다도 희미하고 짧다

오히려 반딧불은 태양보다도 밝다

어느 것도 우주에서 영원하지 않다

지구와 같은 또 하나 우주가 있어

우리의 영혼이 영원히 기거한다 해도

그곳 역시 순간이다

영혼은 우주보다 길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영원하다고 믿는 현재의 시간이다

모든 나뭇잎들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숲의 축제는 북소리가 울릴 동안만이다

가을 숲은 긴 겨울을 맞는다

언제나 모닥불을 피울 수 있도록 따뜻한 기억을 남겨두어야 한다

모든 순간은 돌이킬 수 없는 한 장의 카드와도 같다

 

 

 

 

 

양파 속의 우주․22

 

 

30여 년 전 황금갈대밭에 내려 비치던 푸른 태양, 그때 나는 반짝이는 빛의 세계를 걷고 있었다. 기억 속에도 비가 내리고 해가 뜨는지. 기억 속에도 누군가 황금빛 갈대밭을 걷고 있는지. 시간은 왜 사물처럼 정지해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순간을 기억 속으로 보내는 건 힘들다. 매 순간을 지나치지만 지나온 공간엔 우리가 없다. 지나온 궤적만을 회상하거나 추억할 수 있을 뿐. 지나가는 궤적의 한 순간도 우리는 붙들어 두지 못한다.

 

발트해 바다 밑엔 UFO바위가 있다. 200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을 멈춘다고 한다. 심지어 근처에 있던 잠수함의 위성전화까지 먹통이라 한다. 그건 수백 년, 수천 년 전 바위의 상태와 상황을 누군가로부터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이리라.

 

아쉽게도, 현재의 순간이 그렇게 그리워할 순간인지 우리는 그 순간엔 조금도 알 수 없다. 이것은 우리 삶의 여정에서 지극히 미스테리한 부분이다. 발트해의 바위는, 최소한 200미터 이내에선 그 어떤 첨단의 장비도 탐지할 수 없도록 누군가가 설계를 해 둔 것이다. 우리의 현재 역시 최소한의 시간이 흘러야만 희미하게나마 그 순간의 의미를 알 수 있다. 탐사 대원 데니스 애스버그는 그 바위가 “매우 특별하고 독특하다는 사실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언제나 이 순간이 우리에겐 얼마나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인지 나는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다.

 

*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발트해 90m 심해에서 발견된 직경 60m 원반형의 그을린 흔적이 있는 거대한 돌이다 다이버 스테판 호저본은 “물체 가까이 다가가면 일부 카메라나 전자기기들이 작동을 멈추거나 전원이 아예 꺼지는 희귀한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기기의 종류는 가리지 않으며 물체 근처에 대기 중인 잠수함의 위성전화까지 먹통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어 “그 물체에서 약 200m 가량 벗어나자 기기들이 다시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가까워지면 어김없이 기기들의 이상 작동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서울신문, 2012. 6. 27. 송혜민 기자.)

 

변의수∙1996년 ≪현대시학≫ 통해 시단 활동 시작. 시집 <먼 나라 추억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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