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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가을호)신작시/김소원/보랏빛 입술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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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830회 작성일 13-03-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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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보랏빛 입술 외 1편

 

 

에어컨 배관 따라 울려오는 아침의 관악管樂

피아니시모로 잦아드네

햇볕에 오므라든 보랏빛 입술

낮엔 바르르 떨기만 한다네

 

사철 모자를 쓰는 아이

들숨날숨의 비탈길

아픈 매듭 없이는 나아가지 못하네

창 너머 새털구름 기우뚱거릴 때

까치도 잠깐 비틀

 

새 꽃 피워 올릴 때마다

실핏줄 같은 줄기 몸을 비트네

호호 맞잡은 손바닥으로

있는 대로 폐를 부풀려선가

파닥대는 숨소리 들려오네

 

조막 심장으로 펌프질해 올린

붉고 푸른 별

깜깜한 하늘에 점점이 떠 있네

눈 감으면 먹먹해지네

 

 

 

 

 

2월이 8월에게

 

 

 

2월이 짧은 것은

얼른 3월을 부르고 싶어서였지

 

메마른 나무 살갗에 살그머니

손을 갖다 대고

이제 3월이야,

봄이야 하고 말하면

매화도 생강나무도

입을 열 것 같아서

 

꽁꽁 구름장에 갇혔던 봄비

그 소리 듣고서

살풋 뛰어내리면

고집 센 땅도 버들개지 실뿌리를

고만 놓아 줄지 몰라서였지

 

로마의 뜨르륵한 장군들이

2월의 꼬리 가만히 떼서

7월에 달고 8월에 붙인 거지

 

김소원∙2002년 ≪문학과경계≫로 등단. 시집 <시집 속의 칼>, <그리운 오늘>. 편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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