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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가을호)신작시/이상규/솟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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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326회 작성일 13-03-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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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솟대 외 1편

 

 

알코올냄새 배인 허공 조롱 속

온몸 시퍼렇게 멍든 새 한 마리

칭칭 안개 빗줄기에 감긴 채

입 안 가득  비를 머금고 종일토록 우두커니 서있다

 

날개 깃털에 머물던 햇빛 삭은 지 오래

눈물 한 모금 먹고

동그란 눈망울 힐끔 힐끔 새파란 하늘 쳐다보며

퍼득 퍼드득

두 날개 펼쳐본다

 

멍든 날갯짓 멈추지 않는다

 

 

 

 

 

장미 한 그루 심어본다

 

 

별빛을 향해 초단거리의 직선을 긋는다.

눈부신 모래언덕에 한번 발 들여 놓은 자

다시는 돌아서 나갈 수 없는,

숨 막히게 타는 갈증과 혹독한 추위 견디며

가도 또 가도 살아남기 힘든 저 끝

 

앞사람의 발길 놓치지 않으려 허덕이다가

여기서 장미 한 송이 뺏기고

저기서 남의 장미 엿보는 삶에 익숙해진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한걸음

또 한 걸음 앞만 바라볼 뿐

조금도 비껴갈 수없는 아픔과 에테르 속 극한의 오아시스 찾아

사막 횡단에 바퀴가 찢겨나갈 때

 

행로에서 벗어나고 싶은 병든 낙타 한 마리

바람의 체온을 재어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모래언덕 원고지 몇 장에 별빛 주어 담는다,

아득히 먼 길에 장미 한 그루 심어본다

 

이상규∙2006년 ≪솟대문학≫ 추천완료. 시집 <휠체어 위에 실은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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