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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경후/객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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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경후/객실 외 1편
김경후
객실 외 1편
처음 뵙습니다
그는 서둘러 명함을 찾는다
아침마다 새로 집을 짓는 자
누굴 찾으세요?
어제라는 그분, 묵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헤어진 적이 없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매일 난 그가 원하는 만큼만 태어난다
난 그를 볼 수 없고 그는 날 보지 않는다
오션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마운틴뷰는 어떻습니까
오늘 닦은 통유리창 밖은
휘몰아치는 모래폭풍
슈퍼문
퓨즈 터진 지하방
쾅쾅쾅
노파는 밤새 박는다
날 가면 어깨에 자라는 날개
달 가면 날개를 모질게 잘라
쾅쾅쾅
벽에 박는다
빛도 볕도 없이
잘 자라는 날개들
이딴 거 필요 없어
다시는 필요 없어
쾅쾅쾅
밤마다 박는다
노파도 모르게
떨어진다,
툭,
지구로
슈퍼문 뜬다
*김경후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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