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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경후/객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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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360회 작성일 22-12-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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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신작시/김경후/객실 외 1편 


김경후


객실 외 1편



처음 뵙습니다

그는 서둘러 명함을 찾는다

아침마다 새로 집을 짓는 자


누굴 찾으세요?

어제라는 그분, 묵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헤어진 적이 없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매일 난 그가 원하는 만큼만 태어난다

난 그를 볼 수 없고 그는 날 보지 않는다

오션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마운틴뷰는 어떻습니까

 

오늘 닦은 통유리창 밖은

휘몰아치는 모래폭풍





슈퍼문



퓨즈 터진 지하방

쾅쾅쾅

노파는 밤새 박는다

날 가면 어깨에 자라는 날개

달 가면 날개를 모질게 잘라

쾅쾅쾅

벽에 박는다  

빛도 볕도 없이

잘 자라는 날개들

이딴 거 필요 없어

다시는 필요 없어

쾅쾅쾅 

밤마다 박는다

노파도 모르게

떨어진다, 

툭,

지구로

슈퍼문 뜬다





*김경후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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