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45호(봄호)고창수의영역시단/권정일/마침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03회 작성일 12-06-22 15:54

본문

권정일

마침내

 

 

고양이 가면을 뒤집어 쓴

갸릉갸르릉 사각의 링에서

빳빳 수염을 세우고 송곳니를 드러내고

그럴듯한 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광대의 링에서

 

붉은 눈의 짐승처럼

도취되어서

가장 격렬한 스킨십으로

주춤주춤 흘린 피에 미끄러질 때마다

셀 수 없이 흘린 피만큼

 

웃겠어

 

태양이 지나다니지 않는

어둠의 링에서

 

우리는 어딜 찾고 있는 걸까

얼룩무늬가 증발한 애완의 사순절에는

겨울이 시작되고 여름이 끝날 거야

 

엉거주춤 바닥

아주 가까움도 분간하지 못할 링의 세계에서

 

흩어지는 야생을 향해서 원, 투,

두 눈에 돋아난

안간힘으로

 

스스로가 되어갔어

 

 

―≪리토피아≫ 2011년 겨울호.

 

 

At Last

 

 

In the square ring

wearing a cat's mask brrr brrr

In the clown's ring

raising the taut whiskers

baring the canine teeth

where one can find nothing to speak of

 

Drunk

like a beast with blood-shot eyes

as much as the countless bleeding

each time one slipped

over the blood spilled

through severest caress

 

We'll laugh.

 

In the ring of darkness

where the sun does not pass by

 

what are we searching for?

During our favorite Lent

when mottles have evaporated

the winter will start,

and the summer will end.

 

권정일

199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마지막 주유소>, <수상한 비행법>. 산문집 <치유의 음악>. 2009년 부산 작가상, 2010년 제1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