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44호(겨울호)신작시/허금주/가난하다는 것은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84회 작성일 12-04-10 18:52

본문

허금주

가난하다는 것은 외 1편



가난하다는 것은

본향을 그리워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빛과 어둠을 한데 섞어

흘러가는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에

부리를 사랑의 날갯짓에 파묻고

오래도록 노래를 불렀다는 말이다


가난하다는 것은

높은 산을 휘감는 구름과 하늘

바람의 냄새를 사랑한다는 말이다


산의 밑둥에서부터

흙과 돌멩이와 풀들의 소근거림을

제 몸에 녹여

만남과 헤어짐의 꽃 같은 몸살길을 따라 걸으며

우물의 깊은 뿌리 근처에서

온몸을 침수시켰다는 것이다


본향의 향기에 가까워질수록

작열하는 노을의 옷을 입고 날갯짓 하는

가난하다는 것은 





꽃잎



입 속에 남은

단 한 마디


저 달을 가슴에

안을 때까지


숨죽여 떨리는 이 밤


한 꽃잎은

숨은 꽃잎의

탄생의 비밀을 알고



허금주∙1993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저문길은 나에게로 뻗어있다>, <책으로 태어나는 여자>, <오늘만 아름다워라>. 추계예술대 겸임교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