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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겨울호)신작시/장정자/해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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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277회 작성일 12-04-10 19:04

본문

장정자

해마 외 1편



머리는 말은 물고기

골판 갑옷을 껴입고 있다

어린 해마는 서로 긴 꼬리를 묶는 버릇이 있다


해마는 똑같은 질문에 휩싸인다

말일까 용일까

수천 년 문드러지지 않는 질문의 꼬리처럼,


그는 궁금해 하지 않는 나를 좋아한다


해마는 용인가 말인가

마른용을 씹으며 말 그림을 내게 보여주는 해마

말 등은 용처럼 꿈틀거린다

용도 말도 같다고 말하자

해마는 제 꼬리를 다녀온다


티브이에서 해마가 사라졌다 그 순간,

모든 해마는 내 질문 속으로 걸어들어 온다

그 속에서 용과 말은 내 언어 속에 붉은 안개를 피운다

해마는 왜 꼬리를 묶고 사는가

입을 딱 벌린 채,

공상중인 수중 속 악어 한 마리

저 너머로 질문을 헤엄쳐 간다





블라인드



여자가 착착 접힌다

접히면서 하루가 열리네

갇혔던 사물들이 바람들이 날개를 다네

그녀의 허리는 아직도 반쯤 접혀 있고

등허리에 늦은 햇살이 머무네

생의 한쪽이 자주 기울어지는 뒤틀린 블라인드

멈칫 멈칫 멈칫거리다 열리는 블라인드

차르르 차르르

오늘은 빗물처럼 부드럽게 흐르네

간격과 간격 사이가 순한 날

차단한 세상과 들려오는 소문들

한땐 사물들이 착착 잘 갈무리 되었었지

그녀의 늘어진 아침처럼 실 터진 블라인드

날아온 바람의 갈퀴와 소문의 귀는 점점 길어지고


어둡게 누운 그녀의 얼굴 위 천정에

그림자처럼 나란히 누워 있는 블라인드



장정자∙경남 마산 출생.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뒤비지 뒤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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