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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겨울호)신작시/손수진/허수아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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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219회 작성일 12-04-10 19:10

본문

손수진

허수아비 외 1편



들판에 반짝이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저 이

본적 있다

청량리 역 뒷골목

밤무대 앞에서 노래 부르던 여자

 

바람이 불 때마다

늘어진 가슴이 출렁거리고

처진 엉덩이에

빵빵하게 바람이 들어가자

시퍼런 고추밭을 넘겨다보며

빨간 립스틱 바른 입술 손에 찍어

키스를 날린다

 

고추밭이 벌겋게 달아오른

늦여름 오후






인연



강아지 한 마리가 졸졸 따라온다

몇 번이고 돌아갈 것을 명령했지만

까만 눈망울만 굴리며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만 갸우뚱, 꼬리친다

배가 고팠던지 먹다 남은 밥을 주자

허겁지겁 먹고 나서

새근새근 신발짝에 코를 박고 잠이 든다

 

귀하신 몸

달개비 꽃잎 물고 뛰어다니는 동안

나비를 쫒아 마당을 뱅글뱅글 도는 동안

도토리 물고 흙바닥 뒹구는 동안

냄새나는 신발짝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동안

솜뭉치처럼 하얗던 털이

흙투성이 몰골이 다 되었다

 

삼순아, 행복하니



손수진∙200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붉은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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