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44호(겨울호)신작시/한경용/봄똥이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534회 작성일 12-04-10 19:29

본문

한경용

봄똥이 외 1편



원룸 속에 갇혔다가 창을 열면

서너 날 사이로 빚쟁이들 

엄동설의 바람 한 가방 풀어 

나의 등골을 또 혹하게 두드리니 

발바리 같은 내 눈망울도 휘이잉―

문밖의 나무들도 휘이잉―

이 겨울만 지나가면 

돌려막기 대출금 

일수 백일로  다 찍어

저 순한 눈 굴릴 수 있을 것인데 

요 언덕만 넘어가면 

놀멍 걸으멍*, 소다리 퍼지게 

올렛길에 오줌 한 번 뉠 수 있을 것인데

시달린 속통으로 빈 봄을 맞은 

어무이는 퍼런 봄똥이를 무치고 

젖통 문 아기들은 멍들어 오른 버드나무마다 

사랑 넘실 쪽! 쪽!

기어이 젖꼭지 열리게 하는구나. 

 

* 제주어, 놀면서 걸으면서.






적멸



그들은 잠기고 나는 떠난다 먼발치 바라보다 부르지 못한 노래

 

강 어귀 어디엔가 쏟아버리고 흩어진 모래사장에서 애달아 하지 말자


그물을 드리워 낚으려 하지 말자 흘러가는 모래는 별들이 쏟아놓은 먼지


나 혼자 털고 일어나야 하는 먼지 비켜간 하늘 삼켜 버린 저문 강 사르는

 

속으로 꺼이꺼이 맴도는 한 바퀴 사랑 빈 배에 채우고 떠난다.



한경용∙제주 출생. 2010년 ≪시에≫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