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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가을호)/신작시/김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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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66회 작성일 11-12-31 17:48

본문

   김경일

   평생平生 외 1편

 

 

어머니가 

따순 밥 한 그릇

드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따순 자리에

누워계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식구들 밥 챙겨 먹이고

언제나 부엌 한켠에서

언제 드신 지도 모르게 해결하셨기 때문입니다.


귀가길 늦은 가장이나 자식들

반가이 맞이해 재우시고

신새벽에 일어나셨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따순 잠 들고

어머니가 따순 밥 드시는 모습 본 적이  없습니다.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일천 구백 이륙 년생

여든 살 광주 토박이 박선홍 선생님 

 

쌀밥 한 그릇 앞에 놓고

눈가가 젖어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늘

    

내 삶의 한낮에

고마운 나무그늘이다

 

그 팽나무 팽나무

아이들과 아내처럼

늘어서서

환한 햇빛

가려준다

 

늘어지게 한숨

자고 싶다.

 

 

 

 

 

UNI00000be80026.gif어떤 아침



다시

새소리 가득한 이 아침을

누가 선사해줄 것인가

  

2층에 점집을 세 내준 작달막한 키 곱상한

옆집 할매

오늘 또

양버즘나무

자르자 한다

  

자랄수록 두려워지는 낙엽의 급습

낙엽의 가을 침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일찍 죽이자 한다

뿌리부터 죽여 없애자 한다

밑둥치에 구멍을 뚫어 독한 약을 넣으면

쉬이 죽일 수도 있다 한다

  

참 어질고 곱게 생긴 웃는 주름살

그 얼굴로

그러자 한다

  

그 양버즘나무 짙은 잎사귀 속

그 잎사귀 뒤에 잘도 숨어

UNI00000be80028.gif


아침마다 재잘거리는

참새들의 놀이터를

이 지상에서 영영 추방하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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