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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가을호)/신작시/정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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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22회 작성일 11-12-3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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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옥

   변성기 외 1편



동음을 이의로 가르면

직선은 쉽게 사선으로 변경된다

뿔난 소처럼 솟는 우우

도심의 빌딩들이 하늘을 찌르고

첨탑이며 휠체어며 앉은뱅이 의자도 거든다

모여든 울음처럼 우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우산까지 창을 치켜든 시청 앞 광장

바람이 제지에 나선

소의 위령제는 불발로 끝이 난다

기울어지는 몸을 추슬러 세운 사람들

무릎 꺾인 소를 일으키지 못하고

그들의 외양간은 고쳐지지 않는다

비와 소가 섞여 운다 우우

같은 “우”라는 점에서 그들은 동일하지만

눈물인지 빗물인지

다시 사선이 된다

 

 

 


   시궁

   

  

이빨을 흔들어 본다

새빨간 거짓말을 가로지르는 돌다리

수많은 사람들이 빠졌던 그곳엔

감언이설이 있다 교언영색이 있다

다 지나간 자리에 새로이 추가될 함정

  

툭툭 발끝으로 흔들어 본다

불어난 물에 잠기기도 했고

미동이 감지될 때도 있었다

끝내 발목 하나 잡지 못한,

다 지나간 돌다리를 두드려 본다

허우적대던 그들은 떠나갔는데


입을 헹구며 빠져나간 이빨을 바라본다

핏물 섞인 강을 내뱉으며

미궁의 깊이를 가늠한다

빠질 만한지 빠지기나 할는지

 

 

정현옥∙예천출생. 2006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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